일단 위의 표의 의미를 해석해 보아야 하는데요, 오른편에 קיסר(케이사르 – 황제), מלך(멜렠 – 왕), משנה (미쉬네-장교), שליש(샬리쉬-신하) 표시는 테아밈의 계급 표시를 의미합니다. 테아밈의 계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끊어 읽는 정도가 강함을 의미합니다. 아래로 내려가면 내려갈 수록 끊어 읽는 정도가 약해지며 끊어 읽기가 무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테아밈은 문법단위를 기준으로 찍혀 있습니다. 를 들면, 황제급 테아밈은 일반적으로 문장 단위를 기준으로 해서 표시되어 있습니다. 황제급 테아밈인 애트나흐타(אתנחתא)와 실뤀(סילוק) 만으로 위 구절을 구분해 보자면 아래와 같이 나뉘어 집니다.
나머지 테아임을 무시하고 황제급 테아밈만을 적용시키면 나뉘어 지는데 A와 B는 각각 완벽한 문장이 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A를 테아밈에 따라 좀 더 세부적으로 구분해 보겠습니다. 이제는 왕급 테아밈까지 고려해서 구분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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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 이는 한 아이가 우리에게 났다. 아들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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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 권세가 그의 어깨에 놓였다.
해석은 대략 위와 같이 되는데 여러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는 A의 구조가 문장 단위를 기준으로 정확히 테아밈으로 표시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는데 저는 왕급 테아밈이긴 하지만 티프하(טפחה)를 기준으로 나누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티프하는 왕급 테아밈이긴 하지만 대체로 끊어읽기의 기능보다는 “음악적 기능”이 강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랍비들이 성경을 암송하는 것을 들어보신분이 계시겠지만 성경에 리듬과 가락을 넣어서 암송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테아밈이 악보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요(유투브 영상 참조), 티프하는 음악적 기능을 위해 항상 황제급 테아밈 앞에 붙습니다. 우리도 노래를 부르다보면 노래가 마치기 전, 특정한 코드 배열이 나타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가락을 들으면 이제 노래가 끝나간다는 것을 느끼죠. 티프하는 마치 그러한 기능을 하는 테아밈입니다.
위 해석에서도 볼 수 있지만 여전히 Aa는 여러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제 Aa문장을 신하급까지 나누어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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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α: 이는 한 아이가 우리에게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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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γ: (그는)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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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γ: (그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일반적으로 문장 기준으로 테아밈을 나눈다면 כי ילד ילד-לנו / בן נתן לנו가 보다 문법적인 구분으로 보이지만, 실제 마소라 본문은 בן(아들)을 기준으로 한번 더 구분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분은 위의 해석에서도 볼 수 있듯이 태어난 아이의 성별, 즉 “아들”임을 강조하는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이제 보다 해석이 어려우면서 논쟁의 여지가 될만한 B 부분을 보도록하겠습니다. 먼저 테아밈 분석을 살피기 전에 이 구절에 대한 몇가지 기존의 성서 번역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개역개정(한글):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JPS(유대성서공회역. 영어): For a child has been born to us, A son has been given us. And authority has settled on his shoulders. He has been named “The Mighty God is planning grace; The Eternal Father, a peaceable ruler” (이는 한 아이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은혜를 예비하시는도다; 영원하신 아버지이며 평강의 왕이시다”이다.)
다른 언어로 된 많은 성경 번역본들이 위 개역개정 번역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유대성서공회에서 발간한 성서 번역은 많은 다른 번역본들과는 다르게 번역됨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메시아로 표상되는 한 아이의 이름에 대한 해석이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개역개정의 번역과 JPS의 번역 가운데 어느 것이 테아밈을 따르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A에서 했던 것처럼 B를 모든 테아밈을 기준으로 분리를 해 보겠습니다.
위와 같이 테아밈을 기준으로 끊어 읽기를 하면 메시아의 이름을 표시하는 각각의 단어들은 한 문장으로 이어질 수 없고 모두 끊어서 독립적인 명사들이 됩니다.
그의 이름은 / 기묘한 일을 행하는 자 / 모사 / 전능하신 하나님 / 영원한 아버지 / 평강의 왕이라
즉, 테아밈을 따르면 개역개정의 번역대로 해석됩니다. 이 경우 메시아를 정의하는 이름이 하나님의 능력을 의미하는 속성과 바로 대응되기 때문에 메시아는 신성을 가진 존재로 인식되며, 이것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면서 하나님 그 자체로 인식하는 기독교 신학과 맥을 같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메시아의 신성을 인정하지 않는 유대교 신학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독법을 받아들이지 않고 פלא יועץ אל גבור를 하나의 문장으로 해석했습니다. JPS는 아래와 같은 끊어 읽기를 한 것입니다.
JPS는 관주에 이사야 25:1을 근거로 하여 이렇게 번역을 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사야 25:1은 하나님께서 기묘한 일/은혜(פלא)를 행하셨음을 찬양하고 있는 구절입니다. 아무튼 이러한 번역을 통해 JPS가 주장하고자 하는바는 메시아의 정체성은 “전능하신 하나님”과 동일시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의 이름은 /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은혜를 예비하시는도다; / (전능하신 하나님은) 영원하신 아버지이며 /평강의 왕이시다”이다
성서를 보면 하나님이 들어간 많은 이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여호수아(יהושוע)는 “야웨께서(יה) 구원하신다(י(ו)שוע)”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야웨가 여호수아와 동일시되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야웨를 섬기는 부모가 아들에게 종교적 메시지를 담아 아들에게 이러한 이름을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습은 고대 근동에도 널리 있는 풍습입니다(예. Merodach-baladan 므로닥발라단. “마르둑이 자손을 주셨다”).
따라서 JPS는 메시아적 존재 역시 하나님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기묘한 일을 행하실 것이라는 메시지가 담긴 이름을 가진 인간적 존재임을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 포스팅은 신학적인 논쟁을 열거하려는 것은 아니고 테아밈의 구분에 따른 해석 방식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테아밈은 대략 주후 6세기 경, 히브리 성서 본문에 모음을 붙이면서 함께 추가된 전통입니다. 즉, 테아밈을 따르는 성서 독법은 성서가 완성될 당시의 독법이 아니라 비교적 후대 전통의 이해를 반영한 것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아무튼 이사야 9:6[히브리성서 9:5]의 번역은 기존의 많은 성서들에 의해서 테아밈을 따라 번역이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테아밈은 기독교 메시아 신학의 중요한 근거가 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반면 유대교 전통에서 번역된 JPS는 이 경우에 있어 테아밈 전통을 무시하고 다른 방식의 번역을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