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
home
기록
home

창세기 1:5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창세기 1:4에서 하나님은 빛을 창조하시고, 빛과 어두움을 나누셨다. 이 “나누다”에 대한 의미는 앞선 글에서 설명하였다. 5절에서 우리가 눈여겨 볼 만한 것은 하나님이 빛과 어두움을 나누시고 난 이후에, 밤과 낮의 개념, 즉 시간 개념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는 아래와 같이 서술된다.
וַיִּקְרָא אֱלֹהִים לָאוֹר יוֹם וְלַחֹשֶׁךְ קָרָא לָיְלָה וַיְהִי־עֶרֶב וַיְהִי־בֹקֶר יוֹם אֶחָד 
빛을 낮이라 칭하시고 어두움을 밤이라 칭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개정개역)
성서를 꼼꼼히 읽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 구절을 보면서 이런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다. “해와 달은 분명히 나중에 창조되는데 그 전에 어떻게 밤과 낮의 구분이 있을 수 있는가?” 우리 현재의 과학적인 사고방식으로 성서를 대하다보면 의문이 드는 점이 한 두개가 아닐 것이다. 소위 “창조 과학”이라는 분야는 성서를 가급적 “과학책”으로 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필자도 성서가 세상의 “진실”을 증언하는 책이라는 데에는 창조 과학과 일정부분 동의하는 부분이 있지만 성서가 단순히 “과학적 진실”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것이냐라는 문제에는 100% 동의하기 힘들다. 성서는 우리에게 세상과 삶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위에서 제기한 질문을 그냥 덮고 넘어가려는 것은 아니다. “해와 달”을 통해 하루를 구분하는 개념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갖고 있는 과학의 개념이다. 그러나 창조 이야기를 통해 보면 이 “해와 달” 역시 하나님의 창조물에 불과한 것이다. 해와 달을 통해 밤과 낮을 구분하는 것은 인간이 물리적으로 인지하는 방법일 뿐이다. 성서에 따르면 해와 달이 생기기도 전에 5절에서 처럼 밤과 낮을 구분하는 시간 구분이 하나님에 의해 “창조되었다.” 성서의 때와 절기에 관한 책인 “מועדי ישראל” (이스라엘의 때) 역시 낮과 밤을 구분하는 시간 개념은 하나님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하나님의 법칙임을 지적하고 있다: “낮과 밤의 변화가 확정된 것은 성서적 관점에서 보면 세상이 존재하는데 바탕이 되는 최초의 특별한 하나님의 법칙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예레미야 33:25 구절을 다음과 같이 인용한다.**
אִם־לֹא בְרִיתִי יוֹמָם וָלָיְלָה חֻקּוֹת שָׁמַיִם וָאָרֶץ לֹא־שָׂמְתִּי
나의 주야의 약정이 서지 아니할 수 있다든지 천지의 규례가 정한대로 되지 아니할 수 있다 할찐대(개역개정)
예레미야의 이 구절로 볼 때, 주야의 약정(낮과 밤의 법칙), 즉 천지의 규례가 하나님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는 것이 성서의 관점임을 알 수 있다. 시간의 흐름은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의 만물이 운행하는 조화로운 환경을 만드시기 위해 시간을 “창조하셨다.” 낮과 밤이 조화롭게 바뀌면서 이 세상은 역동과 쉼을 반복한다. 낮과 밤의 시간은 달의 변화, 더 나아가 계절의 변화, 1년의 시간 변화 등으로 확장된다. 인간은 바로 이 때를 지각하게 되고, 농사를 질 수 있고,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바로 시간의 창조는 우리의 삶을 유지하게 하는 생명의 근원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의 절기들을 보면, 많은 경우 농사력과 관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고 씨를 뿌리고 수확을 거둘 때, 종교적인 절기를 맞이한다. 즉, 이스라엘 사람들은 절기를 맞이하고, 수확의 기쁨을 누리면서, 낮과 밤, 달, 계절의 순환을 통해 매해 알곡을 허락하시는 분은 다름아닌 하나님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יעקב שלום ליכט (ערך), מועדי ישראל, מודס ביאליק, ירושלים, 1998, 8
*Ibid.